새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뚫고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073240)가 지난해 제품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으며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했다. 지난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으로 수출 가격 인상에 성공한 식품·화장품 업체도 최근 원자재 가격 안정까지 더해져 올해 실적이 순풍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1일 금융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 중 올해 실적을 전망한 기관이 3곳 이상인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추적한 결과 금호타이어의 최근 수익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DB하이텍(000990)과 아모레퍼시픽(090430)·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삼양식품(003230)도 올해 영업이익이 당초 전망보다 20% 안팎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증권사들이 지난해 9월 코스피200 상장사들의 올해 영업이익을 추정했다가 지난달 최신 전망치로 수정한 결과를 취합한 것이다.
타이어 업계 경쟁사인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나란히 올 영업이익 전망치가 급증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금호타이어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750억 원에 그쳤지만 석 달 사이에 3753억 원으로 36.5% 늘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역시 같은 기간 올 영업이익 전망치가 9807억 원에서 1조 2287억 원으로 25.3% 상향됐다.
양 사는 고부가 제품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대형 타이어와 전기차 타이어의 판매가 늘어났고 이들 타이어의 판매 가격이 지난해 올라간 것도 수익성이 크게 뛴 배경으로 분석된다. 타이어 업체들은 비용 면에서도 안정성을 찾아 실적 눈높이가 상향됐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는 올해 재료비와 물류비가 하향 안정되면서 상반기까지 이익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타이어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판매량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65%가 넘는 삼양식품도 실적 개선 기대주로 꼽혔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 예상한 삼양식품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718억 원으로 지난해 9월 말 대비 18.7% 증가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 라면 업체들이 지난해 7월 일제히 가격을 낮췄지만 수출 비중이 큰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올린 가격 그대로 판매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해외 판매 비중은 올해 70%도 넘을 것으로 전망돼 꾸준한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10월 말 화장품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상향됐다. 지난해 9월 추정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194억 원이었지만 최근에는 4042억 원으로 900억 원가량 늘어났다.
생성형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업황 개선의 수혜는 DB하이텍에 집중돼 올해 영업이익이 3917억 원으로 4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DB하이텍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800억 원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카카오페이(377300)(18.5%)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명신산업(009900)(14.7%), HD현대일렉트릭(267260)(12%), 대한유화(006650)(11.6%), 더블유게임즈(10.5%)도 최근 3개월 사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서비스 성장 가능성이 부각됐고 미국 테슬라의 협력사인 명신산업은 사이버트럭 등의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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