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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연체채권 1조 넘게 털어도…연체율 계속 우상향

[은행 대출 연체율 42개월만에 최고]

신규 연체채권 1조→2조대로

신용 연체율 증가속도 가팔라

고금리·침체에 한계차주 증가

상환유예 끝나 부실 늘어날 듯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은행권 연체율은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달 은행이 조 단위 규모의 채권을 상·매각하는데도 연체율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장부에서 들어낸 연체채권보다 새로 발생하는 연체가 더 많다는 의미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월별 신규 연체 채권은 올해 초 1조 원대를 유지하다 5월 들어 2조 1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후 8월에는 2조 2000억 원까지 늘어나는 등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연체액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고금리 상황을 견디지 못한 한계차주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연체 현황을 보면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등 취약차주의 연체율 상승세가 도드라진다. 중소법인의 8월 연체율은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 증가했는데 전체 대출 연체율 상승분(0.04%포인트)에 견줘보면 갑절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전월보다 0.05%포인트 늘어나는 등 전체 상승 폭을 웃돌았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 연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8월 신용대출 연체율은 0.05%포인트 늘어 주택담보대출(0.01%포인트)보다 상승세가 가팔랐다. 주담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데다 경기 반등 시점마저 늦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최악의 경우 차주가 집을 처분해 빚을 갚으면 된다”면서 “반면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 부실 처리되면 차주는 물론 은행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때 유예된 대출 일부에 대한 상환이 9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하반기 내 연체율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지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숨은 부실’이 차츰 드러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감독 당국은 이날 박충현 금융감독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주요 은행 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가계·기업대출 현황과 위험 요인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고금리 상황, 대내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외형 확대 경쟁보다는 안정적 유동성 관리에 중점을 두는 등 연말까지 리스크 관리에 유의할 것을 은행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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