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예가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크게 기여한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 대학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에 돌아감에 따라 국내 mRNA 백신 등 신약 개발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RNA는 DNA의 유전 정보를 복사해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공장인 리보솜에 전달하는 물질로 신약 개발의 판도를 바꾼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mRNA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화이자와 모더나가 mRNA를 활용한 코로나 백신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한 이후 다수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 들었다. 현재 K-mRNA 컨소시엄, 아이진, 큐라티스 등 3곳이 mRNA 기반 백신 개발 임상을 진행 중이다.
K-mRNA 컨소시엄은 한미약품, GC녹십자와 에스티팜이 중심이다. 에스티팜이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한미약품은 백신 생산에 필요한 플라스미드 DNA를 공급한다. GC녹십자는 완제 생산을 맡을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올해 3월 STP2104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큐라티스는 올해 7월 ‘QTP104’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임상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아이진은 지난달 EG-COVID 임상 1상에서 안정성을 확인하고 시험을 종료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중국 등이 국가 기간사업으로 mRNA 기반 백신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며 속도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백신 주권을 내세우며 개발을 독려했지만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데다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개발 업체들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힘이 부치는데 개발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 이어 최근 일본과 중국도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며 “개발을 지원하고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국내 업체들은 임상 자금 부족으로 해외 기술수출로 눈을 돌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코로나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mRNA를 활용한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 및 다양한 질병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이 멈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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