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 자본이 완전히 재배치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아주 독특하고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에 참석한 호세 E 펠리시아노(50·사진) 클리어레이크캐피털그룹 창업자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한국이 지역적으로나 저력으로나 자연스러운 대안이 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투자 생태계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과 한국계 커뮤니티의 존재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인 첼시를 인수하며 화제를 모은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은 총투자운용액(AUM)이 720억 달러(약 96조 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프라이빗에쿼티 인터내셔널(PEI)이 선정하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기업 순위인 PEI300에서 14위를 차지했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한국의 장점으로 제조업에 대한 저력과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균형을 이루는 희소성을 꼽았다. 그는 “자동차·패키징 기술 등 전통 산업을 비롯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까지 고루 강점을 가졌다”며 “이는 아시아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성숙한 전통 산업이 인공지능(AI)·자동화 기술과 결합했을 때 어마어마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를 키우려면 슈퍼컴퓨터만 있어서는 안 되고 대규모의 데이터셋이 필요하다”며 “기존에 성숙한 산업에서 쌓은 데이터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골프 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사모펀드와 활발히 교류하며 우리나라 기관과 투자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그는 “투자자로서 한국 기업들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지금도 1 년에 한두 번은 한국을 방문한다”며 “이스라엘 커뮤니티처럼 단순히 한국 시장에 머무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회사를 키워낸다면 한국 커뮤니티의 영향력도 나날이 커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로스앤젤레스=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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