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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아래 CO2 10만톤 묻어온 호주…"19년간 유출 0"

[호주 오트웨이 CCS 실증센터 가보니]

4.5㎢ 천연가스 고갈 자리에 저장

광섬유 활용, 이틀이면 모니터링

4단계 실증엔 韓지질연 기술 적용

15일(현지 시간) 호주 오트웨이에 위치한 국제 CCS 실증센터에서 폴 바라클로그(오른쪽)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산화탄소 주입정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민주 기자




15일(현지 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차로 3시간을 꼬박 달려 전 세계에서 가장 큰(4.5㎢) 오트웨이 탄소포집저장(CCS) 실증센터에 도착하자 넓은 초원 위에서 풀을 뜯어먹는 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언뜻 보기에는 유유자적한 농장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곳 지하에는 2004년부터 매립해온 이산화탄소 10만 톤이 저장돼 있다. 수십 년 동안 천연가스를 캐다가 가스가 고갈된 뒤 그 자리에 이산화탄소를 묻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천연가스를 누르고 있던 단단한 덮개 암석층은 이제 이산화탄소가 지상으로 흘러나올 수 없도록 막는 일종의 ‘코르크 마개’ 역할을 하고 있다. 폴 바라클로그 CCS 실증센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CS는 안전하고 낮은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영구히 묻을 수 있는 기술”이라며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단 한 번의 유출 사고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묻어버리는 CCS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CCS는 화석연료 사용을 한 번에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넷제로(이산화탄소 순배출 제로(0)) 달성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전 세계가 이미 CCS 프로젝트에 앞다퉈 뛰어들어 호주 이외에도 CCS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상업 운영 중인 현장이 30곳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계획된 사업을 모두 합치면 196개에 달한다. 이들의 이산화탄소 처리 용량은 2억 44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트웨이 CCS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묻는 것을 넘어 모니터링 기술을 향상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바라클로그 COO는 “기존에는 땅속 이산화탄소의 움직임을 파악하려면 25일이 걸렸지만 광섬유를 활용한 탄성파 모니터링 등을 통해 이틀로 당겼다”고 설명했다. 보다 면밀하고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의 흐름을 관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말부터 시작될 네 번째 프로젝트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기술도 적용한다. 한국 지질연은 2008년부터 이곳에서 지중 저장 기술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지질연은 최근 혼합물 첨가제를 활용해 압력을 낮게 유지하며 최대한 이산화탄소를 많이 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종찬 지질연 박사는 “효율이 2배 개선되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며 “내년 초 네 번째 주입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묻을 때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도 CCS 기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지역 특성상 대규모 저장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 박사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국내외 이산화탄소 저장소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동남아·호주 등 아태 지역에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하게 되면 운송 거리 감소로 CCS 사업의 경제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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