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으로 탄핵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이 기각됐다. 헌정 사상 첫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 심판이 기각됨에 따라 야당은 ‘무리한 탄핵’이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탄핵 심판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직무 정지 상태인 이 장관은 이날 직무에 복귀했다. 국회가 올 2월 8일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167일 만이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재난안전법과 공무원의 성실 의무 등을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각 정부 기관이 대규모 재난에 대한 통합 대응 역량을 기르지 못했고 재난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 등에 관한 충분한 홍보나 교육·안내가 부족했던 점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규범적 측면에서 그 책임을 피청구인에게 돌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직후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는) 목적과 요건에 맞지 않는 거야의 탄핵소추권 남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핵소추를 추진한 야당을 향해 “이러한 반헌법적 행태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기본소득당의 주도로 2월 8일 이태원 참사 대응 부실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이번 사건은 헌정 사상 첫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 심판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 장관은 이날 입장문에서 “10·29 참사와 관련해 더 이상의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5시부터 충남 청양군 지천 일대를 방문해 집중호우 피해 현장 및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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