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의 왕자가 12일 네이버 제2사옥인 '1784'를 방문했다. 왕자를 포함한 샤르자 왕실 대표단은 국가 차원의 디지털 혁신·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네이버와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1784를 찾았다. 로봇·자율주행·초거대 인공지능(AI) 등 네이버가 보유한 첨단 기술의 중동 수출길이 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도 방문하는 등 1784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장이자 네이버의 사업적 실험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이날 셰이크 사우드 술탄 빈 모하메드 알 카시미 왕자 등 샤르자 왕실 고위대표단 일행이 1784를 찾았다고 밝혔다. 샤르자는 UAE에서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이어 세번째로 규모가 큰 토후국이다. 왕실 대표단은 샤르자가 추진 중인 국가 차원의 디지털 혁신·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1784를 방문했다. 셰이크 사우드 왕자는 샤르자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총괄하는 샤르자디지털청(SDA)의 청장을 맡고 있다.
대표단 일행은 네이버가 첨단 기술들을 공간과 융합한 ‘테크 컨버전스’ 사례들을 체험했다. 1784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꼽힌다. 건물에는 현재 110여대의 브레인리스(두뇌를 본체가 아닌 클라우드에 두는) 로봇 ‘루키’가 돌아다닌다. 위성항법장치(GPS) 없이도 36개층 연면적 16만 5000㎡의 실내를 이동하며 임직원의 위치를 찾아 업무를 보조한다. 로봇 ‘루키’의 작동 모습을 지켜보고 양팔 로봇 ‘엠비덱스’와 악수를 나눈 셰이크 사우드 왕자는 “샤르자의 디지털 혁신·인프라 구축에 많은 혜안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셰이크 사우드 왕자를 비롯한 왕실 대표단은 네이버의 로봇·자율주행·클라우드·디지털트윈·디지털 헬스케어·AI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자국어 기반 대형언어모델(LLM)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셰이크 사우드 왕자는 네이버와 생성형 AI에 대해 포괄적인 대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트윈과 AI를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개발·적용 현황과 ‘K-콘텐츠’의 대표주자인 웹툰 사업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르자가 중동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국가인 만큼 대표단이 네이버의 융합 기술을 직접 보고 어떤 기술이 필요할 지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르자 왕실 대표단 방문이 네이버의 첨단 기술 수출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앞서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마제드 알 호가일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 등이 지난해 11월 1784에 직접 방문한 뒤 네이버와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는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축적한 ‘팀 네이버’의 첨단 기술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는 만큼 향후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IT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부터 외부에 공개된 1784는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국가와 기관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찾는 ‘성지’로 자리잡았다. 올 3월 기준으로 미국·프랑스·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전세계 54개국 4000여명이 공식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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