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하루 25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과 가벼운 활동을 병행하면 ‘번아웃’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은 전상원·조성준·김은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20~2022년 이 병원에서 직장건강검진을 받은 7973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과 번아웃 유병률의 연관성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번아웃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 탈진 상태다. 단순 피로나 과중한 업무와 구별되는 만성적 스트레스 반응으로, 조직과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된다. 운동이 우울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 직장인을 상대로 번아웃과 신체 활동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자기기입식 설문을 통해 참여자의 최근 7일간 신체활동과 번아웃 상태를 조사했다. 신체활동 강도는 걷기 등 ‘가벼운 활동’과 가벼운 자전거 타기, 탁구 등 ‘중강도 운동’, 빠른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 ‘고강도 운동’으로 나눴다. 번아웃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은 정서적 탈진, 냉소와 같은 핵심 증상으로 정했다.
연구 결과 전체 참여자의 15.8%(1262명)가 번아웃 상태였으며 신체 활동량이 많은 집단일수록 번아웃 유병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루 평균 25분 이상 하면서 30~60분간 가벼운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 번아웃 위험이 62%까지 감소했다. 가벼운 활동이 하루 60분에 미치지 않더라도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5분 이상 꾸준히 하면 번아웃 위험은 낮아졌다.
전 교수는 “단순히 운동 여부뿐 아니라 활동 강도, 지속 시간, 그리고 다양한 조합에 따른 정신건강 효과를 실질적 조건에서 분석한 첫 연구”라며 “일 주일에 몇 번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보는 것이 마음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동장애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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