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임금협상에 돌입한 SK하이닉스(000660) 사무직 노조가 올해 기본급 6.5% 인상과 연간 영업이익 15% 인센티브 지급을 요구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두 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를 내며 경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무리한 노조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시안을 자체 소식지를 통해 공지했다. 향후 임협 진전 상황에 따라 사측에 공문을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인센티브 요구안의 경우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범위를 영업이익 15%까지 확대하자는 것이 골자다. 목표 생산량을 달성하고 영업이익이 흑자로 집계되면 지급하는 상·하반기 생산성 격려금(PI) 기준도 생산량 달성으로만 축소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이외에도 노조는 △임금피크제 폐지 △PS(초과이익분배금) 1000% 지급 상한 폐지 △정년퇴직자 PS 지급 △고정시간 외 수당 기본급 산입 등을 임협 안건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복수노조 체제를 채택한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의 기술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의 이천·청주공장의 전임직 노조와 개별로 임금협상을 진행한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지난 1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사측과 임금협상 상견례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임협 절차를 시작했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2021년엔 임금인상률 8.07%, 지난해엔 기본급 기준 인상률 5.5%+월 기준급 10만 원 정액 인상안에 합의했었다.
통상적으로 SK하이닉스의 임금협상은 7월 마무리됐지만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는 노사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실적 한파 시기를 지나고 있는 상황이라 인건비 확대 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만 3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3조 원 규모 영업손실이 전망된다. 반도체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한파 속에 임금을 동결할지, 동종업계 수준의 연봉 인상률을 제시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월 직원 단체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4.1%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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