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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조국당에 전격 합당 제안…친명계 "연임 포석" 반발

■ 깜짝 통합카드에 與 내분 양상

지선 앞두고 지지층 규합 명분에

조국 "국민과 논의해 결정" 화답

당 내부선 "독단적" 항의 이어져

친청·친명간 주도권 싸움 조짐도

靑 "양당 지켜볼 것" 원론적 답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당 당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안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정 대표의 제안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당내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서겠다고 호응하면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정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에 대해 “당대표 연임을 노린 포석”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크다. 자칫 내분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이번 6·3 지방선거를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고 통합을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이 다르지 않다”며 “두 당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전북 전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연 조 대표는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민께 보고를 올리겠다”고 즉각 화답했다. 그러면서 합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조속 소집을 지시했다.

정 대표와 조 대표는 전날 늦은 오후 모처에서 만나 합당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고 이날 발표를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두 대표가 합당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교감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6·3 지방선거를 앞둔 두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관측이다.



지방선거 승리가 핵심 과제인 정 대표로서는 합당이 핵심 지지층 분산을 막고 세력 규합을 이룰 카드가 될 수 있다. 최근 당 지지율 정체 등으로 출구 전략이 필요해진 조 대표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선거를 앞두고 뚜렷하게 민주당과 차별화 전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언젠가 하게 될 합당이라면 선거를 앞둔 시점이 지분을 최대로 확보할 적기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비밀리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합당 제안에 대해 민주당 내부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한 분위기다. ‘합당 제안’ 내용 자체도 긴급 기자회견을 약 20분 앞둔 시점에야 다른 지도부에 공유됐을 만큼 일방적 통보였던 탓에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친명(친이재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깊은 자괴감과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며 “독단적 결정 사안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친명계를 비롯한 당 주류에서는 정 대표가 연임을 위해 합당을 이용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가 다수인 조국혁신당을 포섭해 정 대표가 차기 당대표 선거의 우군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친명·친청(친정청래) 간 계파 갈등 확전 조짐도 엿보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당의 미래보다 당대표 개인의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친문계 결집으로 친명계를 압박하려는 시도 아니겠냐”며 “사안을 제기한 방식 때문에 합당 자체보다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비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자 모임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정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이날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한 토론을 위해 열린 당 정책 의원총회에서도 다수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을 요구하면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 팬카페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비난글이 쏟아졌고 정 대표에게 우호적인 딴지일보에서조차 찬성과 반대 글과 댓글들이 엇갈리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당대표로부터 관련 연락을 받았다”며 “양당 통합은 이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다. 양당 간 논의가 잘 진행되기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이 대통령과 이 사안에 대해 직접 소통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 대통령 스타일상 정 대표가 보고했어도 ‘잘해보시라’고 답하는 정도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내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 당원 토론과 투표, 전당대회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합당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 의견 수렴을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와 가까운 당 지도부 인사는 “당원들로부터 ‘왜 합당을 해야 하냐’는 항의 문자가 많이 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반대로 ‘합당이 필요하다’는 지지 문자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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