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순이익은 7조 원이 아닌 5조 원대로 보험사들의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으로 실적이 부풀려진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19일 IFRS17 시행에 따른 보험업권 재무 상태 및 손익 변동 요인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새 회계 제도 도입에 따라 실적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당국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해석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보험사들이 새 회계 제도 시행 이후 첫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올해 1분기 보험사 전체 순이익이 7조 원대라는 전망도 나왔다”며 “하지만 보험사 전체 1분기 순이익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5조 2300억 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신제도 도입에 따른 실적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우선 금융 상품 관련 새 회계기준인 IFRS9 효과로 1분기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채권형 수익증권 평가이익이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은행 등 타 업권에서는 2018년부터 적용됐지만 보험업에는 올해부터 도입된 IFRS9는 투자 손익을 만들어내는 투자자산을 분류하는 기준이다. 기존에는 회사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매도 가능 증권, 만기 보유 증권으로 분류돼 실적에 잡히지 않았던 주식·채권·수익증권(펀드) 등 일부 금융 상품들의 평가손익이 올해부터 당기손익에 반영됐다. 정 실장은 “지난해 말 매도 가능 증권으로 분류된 생명보험사 78조 원, 손해보험사는 43조 원 총 121조 원이 기타 포괄 손익에서 올해 당기손익에 반영된 것으로, 이로 인해 생보사는 지난해에는 최대 손실이 났지만 올해는 역대 이익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IFRS17 도입 영향도 있다. IFRS17은 보험계약의 예상 장래 이익을 우선 부채로 잡은 뒤 이를 상각하면서 점차 수익으로 인식하는 ‘발생주의’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번에 이를 적용하면서 이전에는 7년간 덜어냈던 신계약비 비용을 전체 보험계약 기간에 나눠 반영하면서 도입 초기 이익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이 보험계약마진(Contract Service Margin·CSM) 관련 손해율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한 데 이어 곧바로 관련 설명회까지 개최한 것은 새 회계 제도 도입으로 인한 보험 업계의 혼란을 서둘러 수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하지만 보험 업계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한 보험 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전 혼란은 예상됐고 당국에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었다”며 “정작 문제가 확산되자 보험사의 자의적 계리적 가정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수습을 서두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실손보험의 손해율 가정이나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을 주요 계리적 가정의 예로 언급하며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주요 사항에 대해 세부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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