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금산분리나 전업주의 원칙 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여러 가지 비금융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국내외의 큰 화두"라며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이에 대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4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 확대에 국내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 이같이 답했다. 특히 이 원장은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을 사례로 들면서 "국내에서도 비금융 업무를 하고 있지만 (골목상권 등) 국내 고유의 이슈로 풀기 어려운 이해관계가 있다"며 "오히려 해외에서는 그런 측면이 적기 때문에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금융위원장과 상의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금융 업계에서는 해외 법인이 해당 국가에 자회사를 두고 사업을 하려 해도 국내에서 적용되는 부수 업무 규제 등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시도조차 어렵다며 국내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날 이 원장의 발언은 국내에서 허용되기 어려운 비금융 업무라도 해외에서는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장에 이어 신우석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K금융의 글로벌라이제이션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그동안 해외 진출을 추진했던 국내 금융회사들에 대해 "핵심 경쟁 전략이 부재해 단기 운영에 치중했으며 비전문가들이 글로벌 사업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완결성을 갖춘 로드맵 수립 △선택과 집중 전략 △핵심 역량 재정립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인재 확보·육성과 조직 재설계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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