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본사에서 글로벌 사업을 관리하는 조직이나 현지에 나가 있는 구성원들이 본사의 전략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경험과 역량을 갖췄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신우석 베인앤컴퍼니 파트너가 25일 ‘제24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국내 금융사들의 글로벌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현지 인재 등용 및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글로벌 본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파트너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이 한국 본사에서 파견한 주재원만으로는 높은 현지화 전략을 수행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에서 해외로 파견된 점포장 혹은 법인장들의 글로벌 경험 부족과 현지 국가에 대한 인사이트 부재가 해당 점포나 법인 전체의 성장이나 잠재력을 저해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경영진부터 핵심 인력에 이르기까지 역량 있는 현지인들을 확보하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 인력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는 인사(HR) 조건과 인재들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활용할 수 있는 차원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파트너는 글로벌 본부(헤드쿼터·HQ)의 역할과 거버넌스 고도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본사에서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는 기능들은 대부분 체계화돼 있지 않다”며 “국내 사업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기존 업무 외적인 일이라고 치부하거나 우선순위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글로벌 관리와 지원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신 파트너는 글로벌 사업 규모와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 본부와 구분되는 글로벌 본부를 새롭게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미 높은 수준의 글로벌 경영을 달성하고 있는 국내 전자 업체나 제조 업체들은 본사 소재지가 한국이지만 글로벌 본부를 한국 본부와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며 글로벌 본부의 역할과 기능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글로벌 본부는 국가별 법인의 경영진을 인선·평가하고 사업의 진척도를 평가하는 ‘대주주로서의 기능’과 핵심 상품과 서비스 역량을 국가별로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이끌어가는 ‘사업별 총괄 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사업이 초기 및 추진 단계를 넘어서 성숙 단계에 이르렀을 때는 글로벌 본부 내에 동남아시아 같은 권역별 본부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신 파트너는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이용자들을 넘어 다양한 외국 인재들을 확보하고 활용하는 것이 글로벌화의 핵심 과제 중 하나”라며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제2·3의 본사가 한국 밖에 만들어지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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