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의 산업단지 입지 규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특히 산단 인프라 개선 및 입주 기업 지원을 위해 금융기관에 투자의 빗장을 열어주는 방안까지 검토할 정도로 임대·매매·용도·업종 규제 전반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산단 입지 규제가 경제 여건 변화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던 만큼 이번 규제 완화 추진이 산단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산업단지공단을 통해 산단 내 임대·매매·용도·업종 규제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금융기관에 산단 투자의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산단 내 공장 매매·임대 주체가 산단공 등 정부 기관으로 묶여 있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그만큼 규제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관련 부처 관계자는 “금융투자기관이 산단 내 시설 개보수 프로젝트와 공장 기반 자금 지원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 전반적인 규제 체계를 총점검하고 있다”며 “입지·개발 등 산단 정책을 시대 상황에 맞게 재정립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산단은 제조업 전체 생산의 3분의 2, 고용의 2분의 1을 책임질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그러나 산업집적법·산업입지법 등 관련 입지 규제가 산업구조의 변화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우려가 컸다. 그 결과 주요 산단이 노후화돼 기업의 입주 유인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노후 산단은 2020년 454곳에서 2025년 526곳으로 급격히 늘어난다. 정부도 앞서 지난해 11월 ‘산단혁신종합대책’을 통해 입지 제도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인프라 측면에서 산단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가 산단 투자를 다 책임지기는 어려운 만큼 민간을 통해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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