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옥죄는 형벌 규정도 전격 완화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와 법제처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108개 규정의 개선안을 마련해 5월 중 국회에 일괄 제출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기획재정부 등과 2일 오후 2시30분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연 뒤 이 같이 밝혔다.
법무부가 손볼 규정은 △경제 형벌 62개 △생활밀착형 법안 23개 △사문화된 규정 23개 등으로 파악됐다. 경제 형벌 중에서는 공정거래법 등 일부 법안에서 경미한 사항까지도 형벌로 과도하게 통제해 기업 자유를 옥죄는 사례가 발견됐다.
공정거래법 124조 1항 1호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의 활동 참가를 부당하게 방해하는 경우 징역 3년 이하나 벌금 2억원 이하의 형을 곧바로 내리도록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시정조치를 일단 거친 후 형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 관광진흥법 83조1항6호에서 공인기준 등 검사합격증명서를 훼손하거나 제거할 경우 징역 2년 이하나 벌금 2000만원 이하로 처벌하던 종전 규정을 과태로 100만원 이하로 바꿨다.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의 생계에 직결되는 생활밀착형 규제도 개선된다. 식품위생법 92조 1호에서는 폐업 등 사항을 한달 내 신고하지 않을 경우 징역 3년 이하나 벌금 3000만원 이하에 처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징역 1년 이하나 벌금 1000만원 이하로 완화된다.
아울러 공인회계사법 상 오래돼 쓰지 않는 업무 자료를 폐기해도 벌금형에 처해져 전과자가 되는 사례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과태료 수준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그 밖에 최근 5년 간 입건 사례가 없는 전자어음법 일부 조항 등 사문화된 규정도 개선된다. 전자어음법상 법무부장관의 전자어음관리기관에 대한 검사를 기피하거나 방해한 자는 최대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경제 형벌규정 개선안은 법제처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일괄 개정 절차를 추진해 5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비합리적인 규제를 적극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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