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취리히연방공과대학을 방문해 양자 분야 석학들과 만났다. 정부가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한 양자기술의 개발 동향을 대통령이 직접 파악하고 한·스위스 간 기술 협력을 당부하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석학들과의 간담회에서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양자기술 연구자 중에서 배출되는 등 양자 분야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며 “한국 역시 국가전략기술의 하나로 양자기술을 선정해 국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quantum)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의 에너지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이를 정보통신 분야에 적용한 양자기술은 차세대 혁신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그간의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도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세계 각국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양자기술이 인류의 바람직한 미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취리히공대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폰 노이만 등 유명 학자들이 몸담았던 세계 최고 수준의 이공계 연구 중심 대학이다. 1855년 개교 이래 22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2명의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날 간담회에도 초전도 양자컴퓨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안드레아스 발라프 교수를 비롯해 클라우스 엔슬린, 조너선 홈 등 취리히공대 소속 글로벌 석학들이 참석했다. 우리나라 출신으로 국제 학계에서 양자 분야 권위자로 인정받은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도 함께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석학들이 한국과 스위스 간 양자기술 분야 협력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인류 사회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7일 동포 간담회에서도 “스위스같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기술 선도국들과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강력히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논의된 내용들은 현재 정부에서 수립 중인 국가 양자 전략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편 간담회에 앞서 귄터 디세르토리 취리히공대 부총장의 안내로 도서관에서 아인슈타인의 생애 및 업적에 대해 소개받고 소장품을 둘러보기도 했다. 취리히공대 도서관은 아인슈타인의 재학 시절 학적 기록, 노트, 동료와 주고받은 서한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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