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지수가 18% 넘게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가 약세를 이어갔지만, 이 기간 5억 원 이상의 고액 보수를 받은 임직원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상반기 5억 원 이상 임직원 보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보수 총액은 1조2268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1조1660억 원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원은 781명에서 885명으로 13.3% 늘었다.
보수총액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이 505명으로 전체 중 57.1%를 차지했으며, 1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 359명, 5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은 18명으로 집계됐다. 100억 원 이상은 3명으로, 지난해 상반기(8명)보다 감소했다.
특히 IT(정보기술) 업종과 창업투자회사에서 급여 외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으로 고액 보수 대상자가 다수 배출됐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은 조수용 카카오(035720) 전 공동대표이사로, 보수총액은 작년 상반기(42억8100만 원)보다 744.4% 증가한 361억4700만 원이었다. 스톡옵션 행사로 337억5000만 원의 차익을 남긴 영향이 컸다.
2위는 여민수 카카오 전 공동대표로, 보수총액은 스톡옵션 행사이익 318억2400만 원을 포함해 332억1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3위는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 부사장으로, 262억8500만 원(급여 1억8300만 원, 상여 261억200만 원)을 받았다. 4위는 박성욱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보수총액 96억2900만 원), 5위는 정의정 카카오 전 기술부문 책임자(95억6800만 원)가 차지했다.
주요 그룹(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별로 보면 5억 원 이상 보수총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카카오(1339억7600만 원)였고, 이어 SK(1115억1300만 원), LG(003550)(767억 원), 삼성(598억8200만 원), GS(078930)(283억2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5억 원 이상 보수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두산(000150)으로, 2032.9% 급증했다. OCI(010060)(363.7%), 카카오(189.7%), 한화(000880)(132.4%) 영풍(000670)(113.9%)이 뒤를 이었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 환율 변동, 금리 불안 등 거시 경제 변수의 변동성으로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보상 체계의 변화, 특정 업종에 대한 유동성 쏠림 현상 등으로 고액의 임직원 보수 총액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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