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1년8개월 만에 법정관리에서 졸업하고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지난 26일 쌍용차(003620) 회생 계획안 인가를 결정했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계획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회생 담보권자와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 전원이 동의했고 회생 채권자의 95.04%가 찬성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려면 채권자 3분의 2(67%)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번 결정으로 KG그룹의 쌍용차 인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KG그룹을 중심으로 구성된 KG컨소시엄은 회생 계획안에 따라 쌍용차에 총 인수 대금 3654억 9000만 원을 납입했다.
KG그룹은 향후 자금력을 바탕으로 쌍용차의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년 3000억 원의 운영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공익 채권 변제를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연구개발(R&D) 자금을 추가 투자할 필요성도 있다.
인수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투자로 경쟁력 있는 신차를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작업이 급선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처럼 유의미한 판매 실적을 낼 수 있는 신차를 출시해야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 토레스는 출시 두 달 만에 6만 대 이상 계약되며 지난해 쌍용차 연간 내수 판매량(5만 6363대)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타사보다 늦은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 토레스 기반의 중형 전기 SUV를 출시하고 2024년에는 코란도를 재해석한 전기차 ‘KR10(프로젝트명)’과 전기 픽업트럭을 내놓을 계획이다.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이 배터리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은 만큼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