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22일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찾았다. 북한 도발을 최전선에서 대응하는 핵심 지휘통제 시설에서 두 정상은 70년간 이어진 한미 안보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며 ‘도발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다. 국군통수권자가 KAOC를 직접 방문한 것은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경기도 평택시 오산 미국 공군기지의 KAOC를 방문해 “(KAOC는)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한미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핵심적인 장소이고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과 공동성명을 통해 긴밀한 공조로 확장 억제 실행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에도 흔들림 없는 군사 동맹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KAOC는 이른바 ‘3축 체계’를 운용하는 중심이고 그 통제의 중심”이라며 “여러분들의 세계의 자유와 평화 국가에 대한 애국심에 경의를 표한다”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KAOC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도 장병들을 향해 “여러분 덕분에 한국은 (한국전쟁) 70년이 지난 이 시점에 강하고 번영하며 혁신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됐고 우리 동맹은 날마다 더 강해지고 있다”며 “한미 양군은 지금도 여전히 경계를 서고 있고 양군의 통합과 조정은 10년 전, 20년 전, 40년 전과 마찬가지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이) 위협을 억제하고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오늘날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며 한미 동맹을 빈틈없이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산 지하 벙커에 있는 KAOC는 한반도 전투 구역 내 한미 항공 작전 전체를 통제하는 한미 공군의 최상위급 작전 본부다. 3축 체계 중 하나인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작전을 총괄하는 시설인 ‘K2 작전수행본부’도 KAOC에 위치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대신 KAOC를 방문한 것은 변화하는 현대전 양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KAOC는 전략목표 타격을 먼저 시행하는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윤 대통령은 KAOC 방문 이후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찾아 "성공적인 군사작전은 완벽한 감시와 정찰로부터 시작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북한지역 지상에서 공중으로 500m가량 상승하는 물체는 탄도미사일까지 포함해 모두 MCRC에서 통합 감시할 수 있다. 공군 ‘피스아이’ 항공 통제기의 수집 정보도 MCRC와 공유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KAOC에서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오후 2시 25분 윤 대통령과 작별 인사를 한 바이든 대통령은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4개국 비공식 안보협의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후 3시 37분 오산 기지에서 일본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열리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선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동참 의사를 밝힐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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