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쇼크’를 계기로 일부 투기 세력들이 스테이블 코인의 디페킹(1달러 이하로 가치 하락)을 고의적으로 유도한 뒤 가격이 상승하면 되파는 차익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페깅이 깨진 스테이블코인을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맞교환 할 수 있다는 점도 투기 세력들의 차익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디크립트에 따르면 최근 테더(USDT)의 1달러 페깅이 깨지자 투자자들이 70억달러(약 9조원) 상당의 USDT를 인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후 3시 15분 코인마켓캡 기준 USDT는 0.9988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총은 전일 대비 2.05% 하락한 741억 달러(약 93조 8,62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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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크립트는 USDT의 페깅이 깨지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일부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USDT를 상환하면서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USDT는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와 달리 투자자들의 인출(달러교환) 요구에 대비해 달러·국채 등으로 준비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디페깅이 되더라도 USDT 가격이 다시 1달러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그만큼 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
페깅이 깨진 스테이블코인을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교환할 수 있는 점도 차익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블록체인 테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 74억 8,500만 달러 (약 9조 4,800억 원) 이상의 USDT가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USDT가 대량으로 상환되는 동안 USD코인(USDC), 바이낸스USD(BUSD) 그리고 다이(DAI) 등 다른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최고기술경영자(CTO)는 USDT의 대규모 상환에 대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70억 달러를 상환했다”며 “우리는 충분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더 측도 “시장 변동성이 심한 시기에도 고객들의 모든 상환 요청을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 사태로 촉발된 위험이 USDT와는 연관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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