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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해외고용 42만명 늘때 국내는 18만명 줄어

[다시 기업을 뛰게 하자]

1부. '다이내믹 코리아' 기업에 달렸다

<1> 생사 기로 선 韓경제

■노동규제에 해외 엑소더스 심화


199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공장이 새로 지어진 적이 없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해외 10개국에 18개 공장을 새로 건설했다. 지난해 1년 사이 중국 제외 해외 공장에서 생산이 15% 증가했고 국내는 0.1%에 그쳤다. 해외 생산이 늘어난 만큼 현지 고용도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 초 발표한 ‘제조업의 국내 고용과 해외 법인 현지 고용’ 보고서를 보면 2015~2019년 간 국내 고용은 약 18만 명 감소했다. 반면 해외 투자 법인의 현지 고용은 같은 기간 29.4%(42만 명)가량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와 전경련이 최근 100대 기업의 국내외 매출액 비중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7~2021년 동안 이들 기업의 해외 매출액 증가율은 5.6%로 국내 매출액 증가율(2.8%)의 2배 수준에 달했다. 고용 규모가 큰 자동차·석유화학·정보통신 분야의 해외 법인 매출액은 각각 5.7%, 9.2%, 15.5%가량 늘어났지만 이들 분야의 국내 법인 매출은 4.5%, 3.1%, 1.8% 증가에 그쳤다.

최근 급격하게 성장 중인 배터리 산업에서도 국내 기업은 해외 현지 투자와 고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미국·폴란드·헝가리 등에 제조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관련 소재를 납품하는 중견 기업들도 해당 지역 근처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헝가리 정부 등 해외 당국들은 국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현지 고용 확대에 나서는 것은 국내에 산적한 노동 규제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경총이 지난해 말 외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 51.4%는 노동 규제 개선이 무엇보다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경제계는 노동시장 개혁을 수십 년간 요구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근로자 보호만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국내 일자리를 줄이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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