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Sphere)’를 열고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일 문화 확산에 나선다.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가 직장 선택의 주요 이유로 꼽히자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같은 업무환경 제공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은 ‘기업문화 2.0’으로 ICT(정보통신기술) 인재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7일 서울 신도림, 경기 일산·분당 등 3곳에 스피어 공식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피어는 ‘구(球)’라는 의미대로 경계없이 일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지향한다.
스피어는 각 지역별 특색에 따라 형태를 달리했다. 신도림 스피어는 디큐브시티에 자리 잡았다. 도심형 대규모 거점오피스로 2개 층 170개 좌석을 갖췄다. 경기도 일산 동구에 위치한 스피어는 주택단지 내 단독 건물을 개조해 직주근접성에 힘을 줬다. 스피어 분당은 기존 SK텔레콤 사옥에 위치해 ICT 인프라를 선제 적용했다.
스피어는 수도권에 근무하는 SK텔레콤 직원 약 4300명의 거주지와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해 설계했다. 자체 설문 결과 수도권에 근무하는 SK텔레콤 직원의 하루 출퇴근 시간 총합은 3969시간이었다. 일자로 환산하면 165.4일에 달한다. 출퇴근 거리는 11만8737km로 1년 누적 출퇴근 거리가 지구와 달을 40회 왕복하는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은 통근시간과 업무 환경이 구성원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앞으로도 스피어를 추가 개장해 통근 시간과 거리를 줄일 계획이다. 7월에는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 ‘워케이션(Work+Vacation·일과 휴가의 합성어)’ 형태 스피어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거점오피스를 활용해 본인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WFA(Work From Anywhere)' 제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재택근무에 익숙한 ICT 업계 인재 유치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재택근무를 경험한 MZ세대가 선진적인 일 문화를 장착한 회사를 찾기 위해 이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핵심 인재 영입을 위해 자율과 성과에 기반한 일문화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도림 스피어에는 SK텔레콤 박정호 부회장과 유영상 사장이 방문해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박 부회장은 “WFA 환경을 지속 확대해 공간 제약 없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SKT 2.0 시대에 맞춰 기업문화도 2.0으로 혁신하겠다”며 “거점오피스를 혁신의 장으로 활용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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