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000억 원 규모의 ‘K-글로벌 백신펀드’를 조성해 백신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류근혁(사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27일 서울경제와 만나 “앞으로 바이오 산업은 반도체 못지않게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3500억 원 수준이었던 기존 국내 최대 바이오 산업 전문 펀드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다. 특히 기존 펀드는 초기 기술투자에 초점을 맞췄지만, 백신펀드는 후기 사업화 단계(임상 2·3상)까지 투자해 차별화할 방침이다. 류 차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 펀드로서 시장선도 역할을 기대한다”며 “상반기 중 세부적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전문 운용사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자금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9위(점유율 1.5%) 수준인 우리나라의 글로벌 백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총 2조 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내에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시장 세계 5위 달성에 도전한다. 국산 1호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GBP510’이 유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3상 대상자 모집을 마치고 검체 분석에 들어갔다. 류 차관은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은 전통적 방식(합성항원)으로 보관이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은 점 등을 감안할 때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산 백신 선구매(1,000만 회분 추진)를 통해 글로벌 백신 부족에 대응하고, 추가 접종(부스터샷)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향후 미지의 감염병인 ‘질병 X’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복지부 역시 앞으로 계속될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치료제·백신의 자주권을 확보하고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류 차관은 "미래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포함한 신속 대응 백신, 다양한 변이바이러스에 사용 가능한 다가·범용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며 “‘질병 X’ 치료제 개발 사업을 내년 신규 사업으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제형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개발과 임상 1상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며 확진자가 연일 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정부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역량을 고위험군에 집중하고, 백신 접종완료자에 한해 밀접접촉자의 격리를 면제하는 등 ‘오미크론 방역대책’을 수립해 오는 29일부터 시행한다. 류 차관은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의 특성을 감안하면 기존 전략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정교하고 촘촘한’ 대응 방식에서 고위험군 중심의 ‘빠르고 유연한’ 대응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막을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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