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신성장 사업 육성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철강 부문을 사업 회사로 두고 투자 전문 지주회사를 설립한 후 2차전지 소재, 수소 사업 등 미래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친환경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만큼 신속한 투자 결정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확실히 육성하겠다는 최정우포스코그룹 회장의 결정이다.
1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투자 전문 지주회사와 철강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전문 지주회사 아래 포스코 사업회사와 주요 계열사가 자회사로 포진하는 구도다. 포스코는 오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사회 승인이 이뤄지면 내년 1월 임시주총을 열어 최종 확정한다.
포스코는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사외이사와 주요 주주들에게 관련 계획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미래 성장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성장전략, 경영 지배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세부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포스코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는 포스코다. 이런 상황에도 포스코가 투자 전문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신성장사업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 구축으로 대규모의 투자를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는 게 최 회장의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 사업이 주력인 현재의 포스코보다 투자 전문 지주회사가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2차전지 소재와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에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 전환시 제대로된 기업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실적과 주가 간 괴리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분할 방식으로 물적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투자 전문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를 100%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 물적분할은 지배력을 강화할 기회로 작용한다. 기존 기업이 분리되는 법인의 지분 전체를 보유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이 신설법인을 소유하게 돼, 의사결정 과정도 빨라진다. 추후 일부 지분을 매각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도 수월하다.
물적분할이 진행될 경우 철강 사업을 하는 사업회사 포스코는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지주사의 자회사가 된다. 2차전지 소재와 수소 사업을 철강업과 함께 그룹의 3대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최 회장의 구상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관건은 주주들의 동의 여부다. 물적분할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포스코 지분은 투자 전문 지주회사 지분으로 바뀐다. 현재 포스코의 지분 구조를 보면 국민연금공단(9.75%)과 시티뱅크.N.A(7.3%)가 주요주주이며, 소액주주가 70%에 달한다. 포스코는 아직 분할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검토중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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