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여파가 시중은행을 넘어 인터넷은행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뱅크가 8일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3,000만 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신용대출 최대 한도 역시 5,000만 원으로 줄여 신규 대출 수요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중·저신용자 대출 한도는 줄이지 않아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오전 6시 신규 취급분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각각 2,000만 원씩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은 7,000만 원에서 5,000만 원,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5,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줄어든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고신용 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압박 속에 최근 은행·보험·저축은행 등 가릴 것 없이 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 목표를 5~6%로 잡고 있어 이를 초과한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우리·SC제일은행 등은 일부 대출 상품의 판매를 제한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역시 마찬가지다. 신용대출은 연봉 이하로 한도를 축소하는 추세이고 최근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축소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이보다 강한 수준으로 대출 한도를 조인 것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확대 조치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대출 총량을 조절하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 한도는 줄였지만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상품인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상품 등의 한도는 유지할 계획이다. 중신용대출과 중신용플러스대출의 한도는 각각 1억 원, 5,000만 원이다.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6월 중·저신용자 대상 무보증 신용대출 공급 규모는 876억 원에서 7월 1,140억 원, 8월 3,004억 원으로 늘어났다.
아직까지 신용대출 한도를 유지하고 있는 케이뱅크도 이달 중으로 대출 조이기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현재 고신용자의 경우 최대 2억 5,000만 원의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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