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열풍에 힘입어 스타트업 업계도 적극적으로 쓰레기 재활용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재활용 산업에 잇따라 뛰어드는 이유는 폐기물에 대한 시각이 180도 달라지고 있는 데다 성장 전망도 밝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퍼빈과 오이스터에이블·이노버스 등 재활용 분야 스타트업들은 업계와 투자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순환 자원 회수 로봇 ‘네프론’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수퍼빈은 지난해 8월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금 270억 원, 기업가치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시리즈A에 참여했던 휴맥스와 TBT 모두 후속 투자자로 나섰다. 수퍼빈의 네프론이 선별한 순환 자원은 고품질의 플라스틱 재생 소재인 ‘플레이크’로 재가공된다. 플레이크는 이후 화학 회사로 판매돼 가방·의류 등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재활용품 분리 배출함 ‘WeBin’과 관련 애플리케이션 ‘오늘의 수거’를 개발한 오이스터에이블은 2019년 소셜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소풍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뒤 꾸준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용자가 재활용품의 바코드를 태그하고 라벨을 분리한 뒤 수거함에 넣으면 오늘의 수거 앱에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는 식음료 구매나 기부 등 여러 활동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노버스도 IoT 기술을 적용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수거함 ‘쓰샘’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쓰샘은 분리 수거함과 세척기를 결합한 형태로 고안됐다. 음료 잔여물을 비운 뒤 컵을 세척해 분리수거하는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노버스는 지난해 11월 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1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형 통합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를 서비스하는 리코는 4월 3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자인 스파크랩과 DSC인베스트먼트·한화투자증권·D3쥬빌리파트너스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환경 산업의 시장 규모와 확장 가능성은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크다”며 “바이오와 디지털·의류 등 어떤 분야와도 유연하게 연결 가능한 환경 산업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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