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지구 궤도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 인증모델(QM)이 개발 11년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또 우리 기술로 개발된 발사대에 누리호 QM을 세우는 작업도 성공하면서 독자 우주개발 시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일 누리호 QM이 발사대 인증 시험을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된 뒤 세워졌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과거 러시아 기술로 발사체 엔진을 제작한 나로호와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우주발사체다. 1.5t급 인공위성을 600∼800㎞ 상공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누리호 완전체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10년 3월 개발을 시작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발사대 인증시험에 나선 누리호 QM은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비행모델(FM)과 같은 실물 크기의 모형이다. 인증모델은 실제 발사에 쓰이는 비행모델과 동일하게 제작돼 각종 성능·인증 시험에 쓰인다.
또 이날 처음으로 위용을 드러낸 제2발사대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내 산업체들이 주도해 설계부터 제작·조립까지 모든 과정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2013년 러시아 기술로 발사체 엔진을 제작해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제1발사대는 나로호 개발 당시 러시아로부터 입수한 기본 도면을 토대로 국산화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제2발사대는 제1발사대 구축과 운용 과정을 거쳐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자 설계됐다.
제2 발사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엄빌리칼 타워(Umbilical Tower)에 있다. 제1발사대에는 별도의 타워가 없었으나 제2발사대는 3단형인 누리호 발사체에 맞춰 12층 높이의 48미터에 달하는 엄빌리칼타워를 구축했다. 이 타워는 발사체에 추진제와 가스류 등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지상 구조물이다.
이날 누리호 QM을 발사대에 세우는 작업이 끝난 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그간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체와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누리호 개발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우주수송수단을 갖게 됐다”며 “2발사대도 설계와 제작, 시연, 구축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했다는 점이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립 중인 누리호 실제모델은 오는 10월 발사 예정으로 1.5t급 실용 위성을 600∼800㎞ 상공의 지구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우주발사체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우주발사체인 누리호는 오는 10월 1.5t 무게의 인공위성 모사체를 싣고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