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팹리스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수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등 AI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물론 정부도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강화를 지원하고 나서는 등 AI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에 8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단행 했다고 1일 밝혔다.
퓨리오사AI의 이번 투자유치금액은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와 기업 서버의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 중인 회사다.
네이버의 퓨리오사AI 투자에 대해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네이버의 선제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등에 AI 반도체가 필요한 수요기업이고 퓨리오사AI는 이를 생산할 수 있는 팹리스 기업이다.
서버용 AI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기준 세계 시장규모가 35억2,000만달러(한화 약 3조9,000억원)고, 2030년에는 10배 수준인 346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작년 4월 AB9을, SK텔레콤(017670)이 작년 11월 사피온(SAPEON)을 개발했다.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도 올해 하반기 중을 목표로 AI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처음에는 투자 관점에서 접근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등 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량 확보를 위한 목적도 커지게 됐다”며 “최근에는 AI 반도체가 중요해 지면서 퓨리오사AI에 우리가 먼저 만남을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AI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AI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판교에 있는 NHN(181710) 본사에서 수요기업인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기업과 공급기업인 팹리스 기업간 상호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는 네이버클라우드, 더존비즈온(012510), 카카오(035720)엔터프라이즈, NHN, KT(030200), AICA, 리벨리온, 퓨리오사AI, SK텔레콤, ETRI 등이 참여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들 업체 및 기관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 국산 반도체 실증·적용을 검토하고, 수요 맞춤형 반도체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NHN은 SK텔레콤, 인공지능산업융합 사업단(AICA)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SK텔레콤이 개발한 국내 최초 상용 클라우드 AI 반도체인 사피온에 대한 실증에 나서기로 하는 등 공급사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경기 판교 NHN 본사에서 열린 업무협약에 참석한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고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 간의 기술패권 경쟁이 확대되는 엄중한 시기에 우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학생들을 전방위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박현익 기자 bee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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