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P4G 서울 녹색미래정상회의’가 31일 폐막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025년까지 국내 그린 뉴딜 사업에 650억 달러(약 72조 원)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했다. 또 유엔 차원에서 해양 쓰레기 해결을 위한 논의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각국 정상들은 ‘지구온도 상승 1.5도 이내 억제 지향’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토론 세션 의제 발언을 통해 “한국은 그린 뉴딜을 국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2025년까지 650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려고 한다”며 전남 신안과 울산에 조성 중인 해상풍력단지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온실가스 감축은 해운과 선박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한국은 지난 2019년 한국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해양쓰레기 관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올해부터 해양쓰레기 관리 역량을 높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양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참가국들이 이날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 △기후변화 대응 등에 민관 협력 강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시 촉구 △청년 세대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겠다는 약속 등의 내용을 서울선언문을 정상회의 결과문서로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선언문은 정상회의 참가국과 국제기구들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실천을 담은 문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혁신적인 에너지 솔루션으로 더 푸르른 지구’라는 주제로 에너지 세션을 열고 탄소 중립을 위한 제도와 인프라 혁신, 국제사회의 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2 이상을 에너지가 차지한다”며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에너지 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장관은 “에너지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전력망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 발전소를 줄이고 신재생 발전 단지를 확대해야 하는데 신재생 발전 단지가 산발적으로 위치한 만큼 전력을 안정적으로 운반할 송배전망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날씨에 따라 출력이 들쭉날쭉한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잉여 전력을 열에너지나 수소로 변환해 저장하는 ‘섹터 커플링’도 조기에 구현해야 한다고 문 장관은 덧붙였다.
문 장관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 협력도 당부했다. 그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탄소 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혁신적인 해법을 찾아야 하며 개도국이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협력, 투자 확대, 금융 지원 등 선진국과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축소가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탄소 감축을 추진해 기업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이산화탄소포집기술(CCS)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의지는 높지만 올해 탄소 배출 증가율이 사상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고 진단한 뒤 “태양광·풍력·전기차 등 기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CCS, 차세대 배터리와 같은 첨단 기술을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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