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21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자가격에 일부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점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원자재 가격 동향을 점검했다. 이 차관은 “원유, 철강, 구리 등 원자재 수요는 주요국 경기 부양책, 친환경 트렌드 전환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OPEC+의 감산규모 유지, 일부 주요 광산의 생산 차질 등으로 공급 회복 속도가 수요만큼 충분하지 않아 그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 또는 상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차관은 이어 “코로나19로 급락했던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 급등해 기업의 원가 부담이 일시에 늘어난 측면이 있고 일시적 병목 현상에 따라 나타나는 사재기 등 시장교란행위 등은 우리 기업들의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차관은 원유와 비철금속의 수급 차질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철강의 경우 국내 생산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철강 가격 상승, 일본의 생산 축소로 인한 수입산 철강재 공급 감소로 수급 애로가 발생한 상황이다. 국제 철강 가격이 2분기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국내 수급 상황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 차관은 “중소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납품단가 반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내구재 등의 소비자가격에 일부 반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회복세에 있는 우리 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축물자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할인·외상 방출을 통해 기업의 구매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철강 등 수급이 불안정한 품목은 업계 생산 확대 독려,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등을 통해 국내 공급물량을 최대한 확보한다. 사재기 등 시장교란행위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비정상적 유통 상황을 점검하고 가수요를 완화하기로 했다.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원자재 구매대금 융자 확대, 중소기업협회 및 단체의 공동구매를 활성화하고 납품단가 협상도 중기중앙회를 통해 지원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변동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 산업구조를 탄소중립·자원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병행하기로 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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