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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이틀간 5조 팔았다

12일 2조 7,000억원 사상 두 번째 규모

美 CPI 발표 앞두고 위험자산 매도 분석





외국인투자가들이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 7,000억 여 원에 이르는 기록적인 매도세를 보이며 코스피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코스피 하루 매도 금액 가운데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상 불안이 다시 제기되는 것이 외국인의 국내 증시의 이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는 코스피에서만 전날인 11일 2조 349억 원, 이날 2조 7,034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지난 10일 3,250선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는 외국인투자가가 2거래일 연속 5조 원 가까운 매도 폭탄을 쏟아내자 이틀 연속 1% 이상 하락하며 3,2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집중됐는데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이틀간 2조 원(1조 9,333억 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코스피 이탈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신흥국 증시 등 위험 자산 회피 심리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12일(현지 시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부상할 것이라는 우려로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4월 CPI는 전년 대비 3.6% 증가해 지난 10년 중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불안이 커지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한 달 여 만에 1.6% 대로 재진입한 상황이다.



옵션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는 점과 대만 증시 등 주변국 증시의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3일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 순매도가 확산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대만과 일본 증시가 전일에 이어 이날도 낙폭을 확대하는 등 주변국 주식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낙폭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는 외국인의 매도로 인한 지수 하락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히 낮은 실질금리와 코스피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는 점에서 증시 하방이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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