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채널인 TV를 통한 구매율보다 모바일 ‘라방’에서의 구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구매 연령도 TV보다 10살 가량 젊은 것으로 조사돼 성장성 역시 모바일 쇼핑이 높다는 분석이다. 홈쇼핑이 대용량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50~60대 주부를 위한 플랫폼이었다면 모바일 홈쇼핑은 30대 엄마 고객을 위한 취향 소비 플랫폼으로 안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국내 홈쇼핑 1위인 CJ오쇼핑은 내달 오는 10일 CJ온스타일로 브랜드를 변경한다.
6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의 모바일 기반 쇼핑 주문전환율은 올해 1분기 10.8%로 전년(5.7%)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주문전환율은 시청자 대비 구매자 숫자다. 시청이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는 비율로 홈쇼핑의 고객 몰입도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TV홈쇼핑의 경우 시청자 대비 구매자 비율이 1%선을 넘지 못해 홈쇼핑에서 10%대 구매전환율은 ‘마의 벽’으로 통한다. 올해 1분기 모바일 홈쇼핑의 취급고도 전년 대비 308%, 주문고객수 역시 198.7%가 성장했다.
CJ온스타일은 무엇보다 모바일 방송인 라이브커머스의 도전이 성공적이었다. CJ온스타일은 2017년 12월부터 업계 최초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6월 선보인 '키즈나우' 라이브커머스는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총 680회 방송을 통해 110만 명이 넘는 고객이 시청했고 이 중 열 명 중 한 명이 구매했다. CJ온스타일이 주목한 것은 구매자의 연령이다. 키즈나우 구매고객 비중은 30대가 압도적으로, TV홈쇼핑의 평균 구매 연령 보다 10살 이상이 낮았다.
홈쇼핑이 ‘엄마들이 보는 대용량 소비 채널’에서 '젊은 주부를 위한 취향 소비 채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플루언서 커머스인 '픽더셀'을 통해서도 가능성이 입증됐다. CJ온스타일은 2019년 12월부터 인스타그램 등의 SNS을 통해 인기 인플루언서가 특정 상품을 한정된 기간 동안 단독 조건으로 판매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픽더셀'을 운영하고 있다. '픽더셀'의 평균 고객연령은 39세로 TV홈쇼핑 고객 대비 10살 정도 낮고, 신규 고객 비중도 CJ온스타일 평균 대비 약 5%포인트 높게 나타나고 있다.
CJ온스타일이 1월 선보인 모바일 전용 자체상품(PB)도 소비자 사이에서 희귀템으로 인식되며 취향소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이 이전에는 TV홈쇼핑을 통해 대량으로 판매하기 위한 PB를 선보여 왔지만, 최근 온라인 시장의 특성에 맞춰 적은 수량이더라도 고객 감성에 꼭 맞는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향(香)테리어’ 전문 브랜드인 ‘테일러센츠’와 쥬얼리 브랜드 ‘뮤즈벨라’는 모바일PB로 먼저 인기를 얻은 후 TV홈쇼핑에 선보이기도 했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 PB가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자 연간 취급고 목표를 당초 대비 250% 상향 조정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통해 홈쇼핑 채널도 젊은 주부를 위한 취향 소비 매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CJ온스타일이 쏟아올린 모바일판 홈쇼핑 시도가 홈쇼핑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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