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종합화학이 회사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되며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됐지만 비교적 높은 금리 메리트와 SK그룹이라는 후광 효과로 1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쏟아졌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2,5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1,000억 원 모집한 3년물에 6,500억 원이 들어왔으며 녹색채권으로 발행하는 5년물(700억 원)에 4,600억 원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300억 원 어치 발행하는 10년물에도 1,400억 원의 매수세가 쏟아졌다. SK종합화학이 ESG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신용등급이 강등됐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 메리트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지난해 실적 악화를 이유로 SK종합화학의 신용도를 기존 'AA'에서 'AA-'로 내렸다. 이처럼 등급 스플릿(불일치) 상황은 회사채 발행에 악영향을 미친다. 조만간 등급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신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회사의 민평 금리가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추후 캐리트레이드(금리 차에 따른 수익 실현)를 노린 투자자들이 몰렸다. SK종합화학의 민평 금리는 지난 16일 3년물 기준 1.607%로 동일 등급 민평금리 1.497%(AA-)~1.459%(AA0) 대비 20bp 이상 높은 상황이다. 사자세가 몰리면서 SK종합화학은 이번 발행 금리를 민평 금리 대비 -6bp~-14bp 선으로 결정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되는 자금은 채무 상환과 친환경 시설 투자 등에 사용된다. 일반 회사채로 발행한 3년물과 10년물은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ESG채권으로 조달한 700억 원으로는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폐기물 회수 효율화 사업 시설에 투자하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다. SK그룹은 친환경 강화 전략인 '그린 밸런스 2030'을 내세우며 ESG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SK종합화학도 이에 발맞춰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친환경 패키징 등 화학제품의 순기능에 친환경을 접목시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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