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주식회사가 만든 배달 앱 ‘배달특급’이 무서운 속도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민간 배달 앱 대비 낮은 중개 수수료와 지역화폐 연계 할인 혜택을 앞세워 출시 100일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초 서비스를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배달주문 시장에서 공공 앱은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배달 앱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이다.
이석훈(사진) 경기도주식회사 대표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배달특급은 서비스 출시 전부터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었던 만큼 철저한 준비를 거쳐 오픈했다”며 “지자체가 단순히 돈을 쏟아 부어 배달 주문 앱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대상자인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모두 윈윈할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에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달특급의 중개 수수료는 1~2%대다. 기존 민간 배달 주문 앱의 중개수수료가 최대 15%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소비자들도 경기지역화폐로 배달특급을 이용하면 약 10% 안팎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달특급은 지난 3월 이천, 양평, 연천, 김포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엔 수원, 포천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양주, 안성, 고양, 의왕 등도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확보한 가맹점 수는 1만8,004곳, 누적 회원수만 21만1,030명에 달한다.
배달특급은 지난 3월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국내 6개 배달 앱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 호감도 조사에서 두 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표는 배달특급이 초기에 안착할 수 있던 배경으로 민간과 공공이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꼽았다. 이 대표는 “출시 과정에서 배달 라이더들의 처우 문제는 경기도가 담당하고 앱 개발과 서비스 구축은 경기도주식회사가 민간기업과 컨소시엄과 함께 처리했다”면서 “공공과 민간이 서로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눠서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중장기적으로 배달특급의 사업 모델을 다른 분야로 확장해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플랫폼 독점에 따른 중개 수수료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분야는 숙박, 부동산, 인력 시장 등 다양하다”면서 “불공정한 시장 질서를 바로 잡는다는 취지에서 얼마든지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지역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를 지원하는 사업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 수요가 높은 베트남에 경기도 소재 기업들의 수출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기도 기업의 제품 전시와 판매는 물론 수출과 관련한 번역·통역·행정 업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독자적인 조직을 갖고 해외 국가에서 시장조사를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예산과 역량 문제로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수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베트남에 구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성남=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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