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직후 주가가 곤두박질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8거래일 만에 연기금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래량이 123만 주에 불과하고 다음 달 2일 기관투자가의 1차 ‘록업(보호예수)’ 물량이 풀릴 예정이어서 주가가 또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보다 2.43%(3,000원) 오른 12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48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7억 원, 28억 원어치를 팔았다. 특히 연기금이 68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어’로 평가받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18일 공모가(6만 5,000원)의 2배 수준인 13만 원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개장 직후 상한가로 치솟으며 ‘따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세로 전환하며 주가는 7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타 첫날 종가 대비 25% 하락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청약을 균등 배분 방식으로 진행해 다른 공모주 대비 소액주주가 특히 많다. 이들은 과거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가 상장한 후 2~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다 차익 매물로 주가가 급락한 경험이 있다 보니 일찌감치 매도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관들의 의무 보유 확약 물량 비중이 높고 유통주식 수가 적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점은 기관투자가 중에서도 연기금이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기금은 상장 둘째 날 206억 원을 매수한 데 이어 지금까지 336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다음 달 2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다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청약 당시 15일 확약을 조건으로 기관투자가들이 받아간 물량이 총 36만 주로 450억 원 규모에 달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들의 록업 물량이 연이어 풀리면 주가가 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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