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이 풀어낸 유동성이 물가상승률을 높이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재정지출과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보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고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해석에 힘을 실은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접종에 따른 경기회복, 경제활동 정상화와 함께 억눌렸던 수요 분출로 물가상승압력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우리나라와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측 물가압력 약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상당 폭 둔화됐다. 다만 지난해 6월 이후로는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거시금융정책 영향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주요국의 금융시장기반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베이 기반의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상승하는 추세다. 최근 국제원자재 및 식료품 가격 오름세 확대와 백신접종 및 확장적 정부정책에 따른 경기개선 기대감 영향으로 오른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수요 분출, 기저효과 등으로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 시계에서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이를 종합하면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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