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축은행에서 주요 건전성 평가 지표인 연체 대출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임기가 짧고 내부 통제 체계가 약한 저축은행일수록 사외이사의 활동성을 높여 회사의 건전성 우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17일 예금보험공사가 발간한 금융안정연구에 실린 ‘사외이사 활동성과 저축은행 연체대출비율’ 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 활동성이 많으면 해당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보고서를 집필한 김학건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부교수는 이사회 참석 등 사외이사의 적극적인 활동이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정보획득 능력을 제고한다고 봤다.
실제 지난해 3·4분기 연체율이 21.8%에 달하는 경남 소재 A저축은행은 사외이사를 단 한 명도 두고 있지 않았다. 충북에 위치한 B저축은행의 연체율은 같은 기간 6.48%인데 이곳의 사외이사는 단 한 명뿐이다.
사외이사 수가 5명에 달하는 수도권 소재 C저축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연체율이 1.84%에 불과했다. 지난해 3·4분기 79개 저축은행 연체율 평균인 3.8%와 비교해도 절반 이하로 낮은 수준이다. 사외이사가 존재하는 저축은행 중 사외이사 수가 4명 이하인 곳은 전체의 83.4%에 달했다. 반면 7명 이상인 곳은 1.2%에 불과했다.
대표와 사외이사의 임기가 짧은 저축은행일수록 사외이사의 적극적인 활동을 유인해 회사 건전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교수는 “저축은행 대표와 사외이사의 재직 기간이 짧을 경우 단기업적 추구 성향 강화, 정보 획득 능력 저하, 경영 관련 지식·경험 부족 등의 문제가 나타나 저축은행의 연체 대출 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저축은행에서 사외이사의 활동성이 제고된다면 감시 능력 개선에 따른 상기의 부정적 효과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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