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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제보다 낫네"...軍 ‘깔깔이’ 발전은 어디까지[김정욱의 밀톡]

얇고 보온성 뛰어난 깔깔이, 민간제품 보다 우수

예비역은 물론 여성들에도 인기 끌어

다이아몬드 무늬 박음질이 공기층 형성해 열손실 최소화

노란색→갈색→활동성 높인 디지털무늬 깔깔이로 발전

방상내피(깔깔이)의 변천. /사진제공=기품원




“겨울이 되면 저희 와이프가 항상 집에서 입는 게 있는데 바로 제가 군 전역할 때 가지고 나온 ‘깔깔이’입니다. 제가 입으려고 챙겨왔는데 와이프가 더 좋아하네요.”

지난 2009년 병역의무를 마친 최동남(35·직장인)씨는 군 전역당시 가지고 나온 방한복 상의 내피(방상내피)는 최고의 군 보급품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그의 아내 차지가 된 이 방상내피는 속칭 ‘깔깔이’라고도 한다.

방상내피가 깔깔이로 불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관계자는 “군 안팎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에 따르면 처음 나온 방상내피가 카키색(탁한 황갈색)이어서 ‘칼칼이’로 불렸다가 ‘깔깔이’가 됐다는 설이 있다”며 “또 다른 이야기로는 방상내피 보급 초기에는 안 좋은 옷감 질 때문에 착용감이 까칠까칠 해 ‘깔깔이’로 불렸다고도 한다”고 말했다.

전군에 보급되는 방상내피는 전역자 지급품 목록에 포함돼 있어 전역시 반출이 가능하다. 전역할 때 반드시 챙긴다는 깔깔이를 두고 일부 예비역들은 ‘한국 국방기술력의 집약체’라며 농담 섞인 극찬을 한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tvN의 드라마 ‘푸른거탑’에서 말년병장 최종훈(왼쪽)과 선임분대장 김재우가 깔깔이를 입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tvN 화면 캡처


방상내피는 얇고 가볍지만 보온성이 매우 뛰어나다. 군 미필자들도 겨울철에 깔깔이를 입어보면 가벼움과 보온성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여서 군대에서는 물론 사회에서도 인기가 좋다.

그렇다면 깔깔이가 얇고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난 비결은 뭘까? 바로 ‘누빔 기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기품원은 “누빔은 안감과 겉감 사이 솜털이나 우레탄 폼을 넣고 다이아몬드 무늬(마름모꼴)가 생기도록 하는 바느질 방법”이라며 “누빔이 된 천의 중간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돼 열이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아 따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깔깔이의 품질도 좋아지고 있다. 2011년 이전에는 노란색 방상내피가 보급됐었다. 2011년 디지털무늬 전투복 보급과 함께 깔깔이도 신형으로 바뀌었다. 갈색인 신형 깔깔이는 내부 소재와 박음질도 변화돼 더 얇아지고 보온성도 향상됐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 무늬의 방상내피가 보급됐다. 이 방상내피는 열손실을 최소화 하고 활동성도 높여 이전보다 더 업그레이드됐다.

전방지역 장병들에게 주로 보급되는 기능성 깔깔이도 있다. 2010년 보급된 기능성 방상내피는 일명 ‘슈퍼깔깔이’ 또는 ‘녹색깔깔이’라고 불린다. 이 깔깔이는 등에 최대 50~60도의 열을 내는 발열체 판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기품원은 “겨울철 혹독한 추위로부터 장병들을 보호하는 방상내피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현재도 방상내피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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