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전례 없는 저유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요를 얼만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다음달 8일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구조는 3·5·7년으로 이달 28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NH투자증권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회사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얼마만큼의 투자 수요를 모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1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생산설비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고 자동차 판매 대수 회복이 상당히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산업은 소비자의 수요 및 소비심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충격이 가장 크다”며 “전례없는 영업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14일 그룹 계열사인 기아자동차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3,300억원)보다 많은 7,2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은 것은 긍정적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에서도 상당 물량을 인수했다. 금리 수준은 높은 편이다. 당시 기아차(000270)는 개별민평금리의 -30bp(1bp=0.01%포인트)~+30bp 수준의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다. 투자수요는 넉넉했지만 만기구조에 따라 대부분 중~상단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펀더멘털 우려가 여전한 만큼 스프레드가 벌어진 탓이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