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은 염색체 복제가 끝나면 DNA와 결합했던 증식성세포핵항원(PCNA)가 ‘ATAD5-RLC 단백질’에 의해 분리되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의 강석현 연구위원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하진 교수팀이 함께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염색체 복제 과정 및 손상 복구 과정이 정상적으로 종료되게 하여 유전 정보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IBS는 소개했다.
염색체 복제는 DNA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 DNA와 결합함으로써 시작된다. 그중 고리 형태의 단백질인 PCNA는 바늘구멍에 실을 꿴 모양으로 DNA와 결합해 염색체 복제 및 복구를 주도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PCNA가 DNA와 분리되면서 염색체 복제가 종료된다. 이때 PCNA가 어떻게 DNA에서 떨어져 나가는 지에 대한 원리가 이번 연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연구진은 PCNA와 DNA의 결합 및 분리를 추적할 수 있는 실험법과 실시간으로 결합 및 분리를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형광 이미징 실험법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ATAD5-RLC 단백질이 PCNA의 닫힌 고리를 열어 DNA로부터 분리시킴으로써 염색체 복제를 종료시키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또한 PCNA의 분리에 필요한 ATAD5-RLC의 구조적 특성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ATAD5-RLC 단백질이 정상적인 염색체 복제 종료 뿐 아니라 염색체 손상에 의해 변형된 PCNA도 DNA로부터 분리시켜 염색체 손상 복구 종료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명경재 유전체항상성연구단장은 “염색체 복제가 정확하게 종료되지 않으면 암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연구가 유전 정보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궁극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3일 국제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판에 실렸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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