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은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소비는 전월 대비 3.3% 증가했다. 2015년 2월 3.6% 늘어난 후 4년여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2월 10.2%가 급감했던 설비투자는 3월 10% 반등했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반등’에도 경기 회복세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2월 실적이 워낙 안 좋았던 데 따른 통계적 착시(기저효과)가 컸고 항공기 구입 등 규모가 큰 일회성 투자, 5G 투자 등이 지표 개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설 명절 효과를 제외한 분기별 증감으로 보면 1·4분기 투자는 -5.4%, 생산은 -0.8%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0.1포인트씩 하락하며 10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10개월 동반 하락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71년 이후 처음이다. 김보경 통계청 과장은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며 추가 악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제조업 경기가 최악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1·4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9%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4분기(66.5%) 이후 최저다. 제조업 생산능력도 8개월 연속 떨어지며 통계작성(1971년 1월) 이후 최장 기간 하락했다. 생산능력은 사업장의 설비와 노동력을 최대한 가동했을 때 얻어낼 수 있는 생산량을 의미한다. 생산능력 감소는 설비 구조조정 속도를 신규 투자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산기반이 쪼그라들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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