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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PEF 화려함 속 긴 그늘 ① MBK파트너스]‘10조·亞1위’ 명성에도...1호 펀드 14년째 청산 못해

14년만에 덩치 1조→10조로 쑥

국내 M&A시장 큰손 부상했지만

2.2조에 사들인 딜라이브에 발목

상환만기 3개월 불구 매각 안갯속

"출자자에 수익도 못돌려줘" 지적





지난 2006년 2월 미국 월가에서 뜻밖의 소식이 날아든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MBK파트너스라는 이름의 사모펀드(PEF)가 KT&G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KT&G는 지분 6.59%를 보유한 ‘기업사냥꾼’ 칼 아이컨이 주도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서슬 위에 서 있던 상황. MBK는 고(故) 박태준 POSCO 명예회장의 사위이자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전 등에서 막대한 투자 차익을 남겼던 김병주 회장이 이끄는 PEF다. KT&G가 선을 그으면서 MBK의 참여는 무산됐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해외 자본이 판을 치던 M&A 시장에서 MBK라는 이름을 알린 시발점이 됐다.

그로부터 13년. 당시만 해도 1조원 규모의 펀드가 전부였던 MBK는 아시아 1위의 사모펀드로 올라섰다. 굴리는 펀드도 9조8,978억원(2018년 9월 말 기준)까지 덩치를 키웠다. 국내 M&A 시장에서 조 단위가 넘는 거래에서는 빠지지 않고 이름이 거론될 만큼 ‘큰손’이 됐다. 2006년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인수한 HK저축은행을 시작으로 투자한 국내 기업만 15개다. 2015년에는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품기도 했다. 최근 1조1,000억원을 주고 산 코웨이를 웅진그룹에 1조7,000억원으로 되팔면서 막대한 투자차익을 남겼다.

하지만 MBK가 ‘꽃길’만 걷고 있는 것은 아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2005년 9월에 결성한 1호 펀드인 ‘엠비케이투자파트너스’ 사모투자조합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엠비케이투자파트너스는 MBK의 1호 펀드로 규모는 1조원가량이다. 2006년 HK저축은행과 한미캐피탈을 시작으로 딜라이브(옛 씨앤엠) 등 국내 기업 3곳과 중국·대만·일본 등 5개 해외기업에 투자했다.





원인은 2008년 인수한 딜라이브(옛 씨앤엠) 때문이다. MBK는 2008년 맥쿼리와 손을 잡고 특수목적법인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를 설립해 딜라이브 지분 93.8%를 2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KCI를 통해 조달한 인수금융 금액만도 1조5,670억원. 문제는 2015년 매각에 나섰지만 흥행에 참패하면서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2016년 7월까지 갚아야 했던 2조2,000억원의 빚도 결국 상환하지 못했다. 당시 KCI는 채권단과 차입금 만기를 오는 2019년 7월까지 연장하면서 차입금 중 8,000억원을 출자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9,600억원을 새로 대출받아 이중 7,000억원은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딜라이브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차입금 만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딜라이브 매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실사를 하고 있지만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막혀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당초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딜라이브의 몸값도 8,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700억원을 웃돌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기준 9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12년이 만기인 펀드를 14년째 청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력 PEF의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PEF 중에서 개별 투자 건으로 보면 화려하게 엑시트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펀드를 기준으로 하면 청산한 블라인드 펀드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펀드를 청산해야 출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PEF가 덩치는 많이 키웠지만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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