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 노조는 조합원 500명 중 필수인력을 제외한 380명이 이날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일산 동양인재개발원에서 합숙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안 압박에도 불구하고 임금 7% 인상을 주장하며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1차 파업을 했다. 보험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2012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이후 7년 만으로 이례적인데다 자본확충을 앞두고 무리한 임금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측은 6% 인상과 별도 성과급 제시로 절충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노조는 여기에 경영진의 퇴진까지 요구하면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더 멀어졌다는 평가다. 노조 관계자는 “전임 경영진은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7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지만 김동주 대표 등 현 경영진은 투자 유치를 소홀히 해 위기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MG손보가 경영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추가 증자 등이 필요한데 현 경영진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지금까지 수천억원을 쏟아붓고도 계속해서 증자가 필요한 상황인데 노조가 구조조정 등에 협조를 해야 하는데 일방적인 주장만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명목상의 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MG손보는 노조의 과잉 대응에 더는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등을 돌려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MG손보는 지난해 3·4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은 100%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연말까지 100%를 겨우 맞춘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를 맞추려면 1,500억원의 추가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 투자자를 어렵게 수소문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노조파업 리스크가 불거져 (투자에) 회의적인 반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MG손보가 다음달 7일 제출할 경영개선 이행계획서가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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