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부담 우려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격이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금 사정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자체 차입금은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2조5,0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45.4%, 차입금의존도는 30.3%이다.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도 119%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 매각으로 유입되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경우 현대중공업지주의 차입금 축소 기대가 무산된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중간지주사 형태의 통합법인을 만들 계획”이라며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자금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은 남은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삼성에도 똑같은 조건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제안했다고 하지만 삼성으로서는 현재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자체적으로 계열사의 증자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울 가능성은 있지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삼성이 인수합병(M&A)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며 “조선업황이 회복되며 삼성 자체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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