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기존 간편결제·송금 서비스에서 증권 투자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오프라인 ‘QR코드’ 간편결제 사업은 일본과 중국 등 해외로도 넓힌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사용자가 모든 금융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는 기술로 금융의 문제를 해결하는 ‘테크핀(TechFin)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이라면서 “앞으로 현금과 지갑이 필요 없으면서 사용자가 ‘덜 수고로운’ 금융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카카오페이는 20일부터 카카오톡의 카카오페이 서비스 내 별도 메뉴를 개설해 ‘카카오투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따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기존 카카오페이 계정을 통해 활용하면 된다. 최소 투자금은 1만원으로 목표 수익률은 10% 안팎으로 설계됐다. 부동산이나 기업 매출을 담보로 한 채권에 ‘크라우드펀딩(다수의 온라인 소액 투자)’ 형태의 상품을 시작으로 일반 채권이나 주식, 펀드 등으로 취급 상품을 넓힐 예정이다. 물론 카카오페이는 투자자로부터 상품 중개 수수료를 받아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오용택 카카오페이 투자운용 수석매니저는 “기존 투자 상품과는 다르게 내부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서 리스크(위험)을 가급적 회피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투자자의 원리금을 최대한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중소형 증권사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금융투자 상품 중개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아울러 한국인이 다른 나라로 나가거나 해외 관광객이 국내에 방문했을 때 스마트폰 등을 통해 QR코드만 인식하면 현금 또는 신용카드 없이도 바로 돈을 낼 수 있는 ‘크로스보더 결제 서비스’도 조만간 내놓는다. 오는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내년 1·4분기 중 일본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뒤 중국으로도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글로벌 최대 핀테크(기술 금융) 사업자인 ‘알리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일본과 중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다. 알리페이의 모기업인 앤트파이낸셜은 지난해 2월 카카오페이에 2억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4월 앤트파이낸셜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계기로 카카오에서 분리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고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2,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데 이어 월 거래액만 2조3,000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류 대표는 “앞으로 5년 내 연간 100조원이 카카오페이에 내부에서 거래되면서 사실상 국민 경제가 돌아가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