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공동으로 제4이동통신사 설립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케이블TV 방송과 이동통신 시장의 결합을 통해 찾겠다는 것이다.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12일 제주 부영호텔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4이동통신 사업 참여로 유효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협회 회원사인)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물론이고 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다른 기업과도 협력할 것”이라며 “훌륭한 지역 네트워크 시설을 활용해 원가를 최대한 낮춰 보편적 요금제 정착에 이바지하고 케이블TV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1위 사업자 CJ헬로(037560)를 비롯해 MSO가 제4이동통신 사업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동통신 3사와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사업자의 매출액이 2016년 2조4,277억원을 기록해 케이블 TV 업계(2조1,692억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는 IPTV 사업자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이동통신 상품과의 결합을 통한 할인 혜택과 약정 계약 등을 꼽는다.
김 회장은 개별 MSO가 아니라 업계 공동으로 제4이동통신 진출을 시도해야 실패 부담을 줄이면서 제4이동통신 사업 허가 권한을 가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기존 이동통신 3사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블TV협회의 의견 제시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 문제는 진입 장벽을 다 낮춰놓았다”면서도 “기존 이동통신 3사를 위협할만한 능력이 돼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케이블TV협회가 참고하는 해외 사례는 프랑스 ‘프리모바일’이다. 프랑스 역시 오렌지, SFR, 부이그 등 대형 3사가 장악한 시장을 바꾸기 위해 2009년 프리모바일에 3세대 이동통신(3G) 사업권을 줬다. 프리모바일의 등장은 저렴한 요금제로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와 함께 프랑스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조정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
김 회장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이동통신 3사의 막강한 자본력과 결합 상품 공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 최하위 요금제에 머물러 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케이블TV가 지역성을 강화하고 제4이동통신 사업 추진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한다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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