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업계 빅3(SM·YG·JYP)의 뒤바뀐 주가 흐름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보유한 임직원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고점 대비 주가가 하락한 SM(에스엠)과 YG(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스톡옵션은 휴지 조각이 됐지만 JYP 임직원들은 수억원대 돈방석에 앉을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엠이 지난 2014년 3월21일 임직원 5명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기간이 20일로 종료됐다. 1만2,000주를 보유한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총괄사장을 비롯해 8,000주씩을 가진 한세민·남소영 공동대표, 소속 가수이자 임원인 보아(권보아)와 강타(안칠현)가 모두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스톡옵션으로 수익이 나려면 현재 주가가 행사가격을 웃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스엠 주가는 권리 행사기간인 지난 1년간 가장 높았던 게 15일 4만7,050원이다. 스톡옵션을 4만8,334원에 행사해도 주당 1,000원 이상 손해다. 2013년 받은 스톡옵션이 지난해 무용지물이 된 데 이어 2년 연속 대박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와이지엔터 임직원도 같은 처지다. 회사는 황보경 경영지원총괄 이사 등 경영진과 직원에게 2014년 3월 33만200주, 같은 해 8월 지누션 멤버 션에게 1만3,000주를 나눠줬다. 행사가격은 각각 4만4,866원과 4만5,574원이다. 지난해부터 권리 행사가 가능했으나 와이지엔터 주가는 현재 3만원 아래까지 하향 곡선을 그려오고 있다.
반면 JYP 임직원은 대박을 눈앞에 뒀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정욱 대표, 표종록 부사장 등 경영진은 주당 4,676~5,586원에 스톡옵션을 받았다. ‘트와이스’ 효과에 JYP 주가는 올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 이날 현재 2만2,500원까지 올랐다. 약 5배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데 보유 물량을 고려하면 정 대표나 표 부사장은 10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다. 당분간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권리 행사 시점을 두고 이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과 와이지엔터에도 아직 기회는 있다. 더 낮은 행사가격에 부여한 스톡옵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에스엠은 2015년과 2017년에 약 3만5,000원과 약 2만3,000원의 스톡옵션을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와이지엔터 역시 행사가격 2만8,480원에 나눠준 스톡옵션의 행사기간이 2022년 3월까지다. 적어도 현재 주가가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아울러 에스엠은 한세민·남소영 공동대표에게는 스톡그랜트를 부여해 스톡옵션 권리 행사가 무산된 것을 보전해주기도 했다. 일정기간 주식을 싸게 살 권리인 스톡옵션과 달리 스톡그랜트는 언제라도 주식을 팔 수 있어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이들은 주당 3만6,600원에 팔 수 있는 주식 19만2,985주를 받았는데 지난달 28일 이 중 16만주를 58억5,6000만원에 매도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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