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대형 제약사의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CJ헬스케어의 매출은 5,137억원, 한국콜마가 8,216억원이다. 두 회사의 통합으로 단번에 1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현재 제약 업계에서 ‘1조 클럽’은 유한양행·녹십자뿐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M&A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매출 1조원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면서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는 데 상당한 돈을 쓴 만큼 당장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업계는 M&A 이후 양사의 통합 시너지가 어떻게 나올 수 있을 것인지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사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의약품위탁생산(CMO)과 복제약(제네릭) 등 제약 사업을 일부 진행했다. 한국콜마 입장에서 수액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량신약 등 파이프라인을 갖춘 CJ헬스케어를 인수함으로써 단번에 숙련된 신약 개발인력 및 영업인력을 확보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대표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등 음료 사업까지 더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효과가 있다.
제약 산업에 대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CJ헬스케어의 신약 연구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시장에서도 한국콜마가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CJ헬스케어 내부 불만을 잠재우는 것은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의 다른 한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CJ 그룹의 계열사였는데 한국콜마로 바뀌게 된 데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에 따라 향후 국내 제약 업계에서 M&A가 활발해질지도 관심거리다. 국내 제약 업계는 업체별로 비슷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강한 오너십 중심의 경영방식 탓에 특히 M&A에 소극적인 분야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드림파마가 알보젠코리아에 약 2,000억원에 인수됐고 태평양제약이 한독에 약 600억원에 인수되는 등 중소형 제약사 중심의 짝짓기에 그쳤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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