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사 LG이노텍이 주력 사업 분야인 카메라모듈과 전장(자동차 부품)에서 고른 성장을 거두며 주가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가전 등에 탑재해온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기술에 안면인식이 가능한 3D 센싱(sensing)을 더하며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인터넷(IoT)·스마트카·자율주행차 등 ‘스마트 혁명’의 핵심부품 제조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가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부품업체 ZKW를 인수합병(M&A)해 전장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LG디스플레이, LG화학과 더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이노텍 주가는 ZKW 인수 소식이 알려진 후 31일 장중 한때 18만8,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올해 초 1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가 이후 13만~14만원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37%나 뛰어올랐다.
주가 상승의 기폭제는 지난달 LG이노텍의 3D 센싱 기술을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인 아이폰8에 탑재한다는 소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아이폰8과 관련된 부품 출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매출은 하반기에 70%나 증가해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4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8의 판매 호조로 애플의 부품 공급사인 LG이노텍이 상대적으로 실적 하락을 겪으며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325억원으로 올 1·4분기(668억원)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9월 아이폰8 출시 이후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 ‘고공 행진’을 점치는 분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카메라모듈 매출 증가로 2010년 7월16일에 기록한 최고 주가(19만6,000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아이폰 부품을 비롯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전장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내년 LG이노텍의 신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의 68%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3년(31%) 이후 5년 만에 2배로 증가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3D 센싱 매출로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1조원을 거두고 카메라모듈 성능의 업그레이드 지속과 OLED 관련 부문의 신규 소재·부품 매출이 동시에 증가하며, 전장 부품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다는 시나리오다. 김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성장판이 본격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 강화는 ‘겹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학 소재 중심의 오스트리아 전장 업체인 ZKW를 LG전자가 인수하는 데 성공한다면 LG이노텍은 자동차용 LED, 카메라모듈, 조향용 센서, 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박 연구원은 “ZKW가 보유한 북미와 유럽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LED·통신모듈 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령 ZKW 인수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LG전자의 전장사업 확대 자체가 LG이노텍에 큰 기회다. 박 연구원은 “LG그룹의 전장사업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GM의 전기차에 11개 부품 공급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배경이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수주를 확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LG 계열사인 LG화학의 배터리 경쟁력이 정보기술(IT) 및 전기차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LG이노텍이 배터리와 관련한 BMS·카메라모듈·모터 등을 수주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