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어 스포츠’와 ‘기어 핏2 프로’를 전격 선보이며 ‘3세대 스마트워치’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지난 2014년 첫선을 보인 1세대 스마트워치가 시계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면 2015년 출시된 2세대는 3G·4G 등 통신칩을 탑재하고 통신기능을 강화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3세대는 건강 기능을 한층 강화한 형태로 한층 진화했다. 제조사들은 3세대 스마트워치로 새로운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제한된 기능 등으로 스마트워치에 실망했던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 가전 박람회(IFA) 2017’ 개막에 앞서 운동에 특화된 스마트워치 신제품 ‘기어 스포츠’와 ‘기어 핏2 프로’를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은 삼성페이 등 기존 기능에 추적 가능한 운동 종류를 추가하고 센서의 정확성을 높였다. 또 영양·수면·운동 동기부여 등 건강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두 제품은 삼성 기어 제품으로는 최초로 ISO 22810:2010 표준의 5ATM 방수 등급을 인증받았다. 수영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물살에 의한 터치를 방지할 수 있는 ‘워터 락(Lock) 모드’도 제공한다. 초 단위 심박 측정이 가능해 실시간으로 정확히 심박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세계적인 수영용품 제조업체 스피도와 협력한 ‘스피도 온’을 탑재해 수영 영법·스트로크 횟수·거리·속도 등 종합적인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운동량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돼 음성으로 실시칸 코칭을 받을 수 있는 무선 이어셋 ‘기어 아이콘X 2018‘ 등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건강에 초점을 맞춘 배경에는 침체 된 시장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스마트워치는 기능의 한계, 킬러콘텐츠 부재, 높은 가격 등 삼중고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3·4분기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급감한 270만대로 분석했다. 특히 구매자 셋 중 하나는 ‘예상보다 유용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용조차 안 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핏빗도 최근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핏빗 아이오닉’을 공개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달리기 등 활동량을 가상으로 코치해주는 ‘핏빗 코치’, 수영할 때 스마트폰 없이도 정확한 위치 추적이 가능한 ‘신규 수영모드’, 무호흡증과 같은 건강 트랙킹이 가능한 신규 센서 등 헬스 트랙킹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조만간 선보일 애플워치도 수면·혈당체크 등 건강 추적 기능을 크게 강화할 전망이다. 애플은 피를 뽑지 않고 혈당 수치를 추적할 수 있는 센서를 넣기 위해 전문기업까지 인수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또 그동안 없었던 자체 통신기능을 추가함으로써 2세대를 뛰어넘어 3세대로 바로 진입을 시도한다. 지난해 배터리 문제로 LTE칩 탑재를 연기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LG전자 제품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된다. 애플워치는 다음 달 12일 아이폰8과 함께 발표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반응은 예단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제조사들은 올해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화된 헬스 트랙킹 기능과 더불어 AI 기술이 주목받게 되면 시장이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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